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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범죄, 언론과 정치로 덮는건가?

▲ 아일랜드 시민들이 25일(현지시간) 더블린에서 세인트 메리 예비대성당을 방문한 뒤 차량으로 이동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향해 아동 성학대 사건에 연루된 가톨릭 성직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더블린 ❘ AP연합뉴스 사진 출처 : 경향신문

 

가톨릭 교회는 전 세계적으로 깊은 신뢰를 받고 있으며, 그 영향력 또한 매우 큽니다. 그러나 최근 교회 내부에서 발생한 성 학대 사건과 같은 문제들이 폭로되면서 신뢰에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언론과 정치적 영향력을 통해 문제를 은폐하거나 축소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교회가 가진 도덕성과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교회와 연계된 언론의 역할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바티칸의 공식 신문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성 학대 사건에 대해 깊이 있는 보도를 거의 하지 않고, 주로 교회의 긍정적인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가톨릭신문과 가톨릭평화방송 같은 매체들이 교회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며, 성 학대 사건 같은 민감한 문제는 표면적으로만 다루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언론 본연의 역할인 진실 보도를 소홀히 하고, 오히려 교회의 문제를 덮는 데 일조한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킵니다.

 

정치적 영향력 역시 문제의 은폐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가톨릭의 영향력이 강한 아일랜드와 포르투갈과 같은 국가들에서는 성 학대 사건의 조사 과정이 지연되거나 방해받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아일랜드에서는 오랜 기간에 걸친 성 학대 사건들이 교회의 방어적인 태도와 정치적 연계로 인해 오랫동안 공론화되지 못했습니다. 포르투갈에서는 세계청년대회와 같은 대규모 행사들이 교회의 문제를 감추는 데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피해자 지지 단체는 “포르투갈에서 4800명이 넘는 어린이가 가톨릭 교회에서 성 학대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을 광고로 알렸지만, 교회는 이 문제를 충분히 직시하기보다는 행사 성공에 더 주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더욱이 성 학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건립을 약속했던 기림비마저 최근 들어 백지화되면서, 교회가 문제를 직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언론과 정치적 네트워크의 활용은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고, 교회가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결국 진실이 은폐되고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 상황은 교회의 도덕적 권위를 더욱 훼손하며, 신자들과 대중의 신뢰를 크게 약화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를 직시하고,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며, 투명하고 철저한 구조적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언론과 정치적 권력을 이용해 문제를 덮으려는 시도는 일시적으로 비판을 가라앉힐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큰 비난과 도덕적 위기를 초래할 것입니다. 진정한 변화는 문제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마주하고 책임을 다하는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교회가 이러한 책임감 있는 모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진정한 치유와 화합으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