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내에 만연한 여성 차별과 여성 범죄
최근 천주교에서 여성 관련 논란이 잇따라 발생하며 사회적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성직자의 부적절한 발언부터 성범죄 은폐 시도까지 다양한 사례를 사실에 입각해 살펴보겠습니다. 각 사례별로 개요, 문제점, 사회적 반응, 교회의 대응 및 변화 여부를 정리합니다.
1. 함세웅 신부의 여성 비하 발언 논란 (2023년)
사례 개요: 원로 성직자인 함세웅 신부는 2023년 11월 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행사에서 “방울 달린 남자들이 여성 하나보다 못하다”라고 발언했습니다. 여기서 ‘방울 달린 남자’는 사제 복장의 남성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총리를 빗댄 것이었습니다. 추미애 전 장관(여성)의 결단력이 남성 정치인들보다 낫다는 취지였지만, 표현 방식이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문제점: 함세웅 신부의 언급은 성차별적 비유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특히 여성 하나보다 못하다는 대목은 여성 전체를 하위에 두는 뉘앙스로 들려 여성 비하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국민의힘 등 일부 정치권에서는 “전형적인 남성 우월주의에 젖은 여성 멸시 발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성신문, 2023.12.01). 함 신부는 추 전 장관을 치켜세우기 위한 표현이었다고 하지만, 왜곡된 성 인식이 드러난 경솔한 언행이었다는 지적입니다. 종교인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는 점에서 천주교 성직자의 품격 추락이라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여성신문, 2023.12.01).
사회적 반응: 여성계와 정치권에서 강한 반발이 일어났습니다.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세계의 모든 여성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고, 함 신부 발언을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에 견주어 규탄했습니다 (여성신문, 2023.12.01). SNS와 언론에서도 “성직자가 여성 비하를 했다”는 비난 여론이 확산되었습니다. 천주교 신자들 사이에서도 “신부님 말씀이라 믿기지 않는다”는 자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후 조치 및 변화: 함세웅 신부 개인 차원의 공식 사과 발표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해당 발언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총선 전후)에 나와 파장이 컸던 만큼, 천주교 내부에서는 주의를 당부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등 관계자는 별도의 논평을 하지 않았으나, 비공식적으로는 “공인(성직자)의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종교인들의 성인지 감수성 제고 필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었습니다.
2. 천주교 ‘미투’ 사건과 2차 가해 논란 (2018년)
사례 개요: 2018년 2월, 한국 사회에 미투 운동이 한창일 때 천주교 수원교구 소속 한만삼 신부의 성범죄 의혹이 폭로되었습니다. 피해자 김민경 씨(당시 평신도 봉사자)는 2011년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 활동 중 해당 신부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과 성폭행 시도를 당했다고 KBS 보도 등을 통해 폭로했습니다. 이 충격적 고발로 천주교 내에서도 성폭력 ‘미투’ 운동이 촉발되었습니다.
숨은 문제점은 해당 사제의 성범죄 자체도 심각했지만, 사건이 불거진 후 드러난 교회의 미온적 대응과 일부 성직자의 가해자 옹호 태도가 더 큰 논란을 낳았습니다.
ᄋ 은폐 및 미온 대응: 한만삼 신부는 범행 후 큰 처벌 없이 국내로 복귀해 평상시처럼 사목활동을 이어왔습니다. 폭로 직후 수원교구는 그를 급히 지방으로 피신시켰고(중앙일보, 2018.02.27), 공개 징계나 수사 협조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 명의의 사과 서한(2018.02.25 발표)에는 “피해자와 교구민께 사죄한다”는 내용과 재발 방지 교육 약속이 담겼지만, 가해 신부의 신분 처리 언급은 없었습니다 (중앙일보, 2018.02.27). 교회가 가해자를 보호하는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중앙일보, 2018.02.27). 실제로 수원교구는 “한 신부가 회개 중”이라며 정확한 소재를 공개하지 않았고,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는 의혹까지 받았습니다.
ᄋ 성직자의 가해자 옹호 발언: 폭로 이틀 뒤, 김유정 신부(당시 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는 “한 신부가 7년간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했지만 용서받지 못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폭로 보도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취지로 언급했습니다 (펜앤드마이크, 2018.02.28). 심지어 “그 신부님의 사회적 헌신이 7년 전 죄에 대한 보속(補贖) 아니었겠느냐”는 식으로 가해자를 두둔했습니다. 이는 피해자가 용서해주지 않아 문제다라는 뉘앙스로 읽혀 노골적인 2차 가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김민경 씨 측은 “명백한 2차 가해”라며 크게 반발했습니다 (펜앤드마이크, 2018.02.28). 더군다나 한만삼 신부의 “7년간 사죄”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는 귀국 후 가해자를 피해 연락을 끊고 지냈으며, 사과를 받은 적도 없었습니다 (KBS 뉴스, 2018.02.26 보도). 거짓 해명을 바탕으로 한 가해자 옹호 발언이 2차 피해를 가중시킨 셈입니다.
천주교 내외부에서 충격과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언론은 종교계까지 번진 미투 운동을 크게 다뤘고, 여성단체와 신자들은 교회의 태도에 실망감을 표시했습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등 진보 성향 성직자 모임도 성명을 내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한다”고 했지만, 같은 글에서 “가해 신부는 우리의 형제”라는 표현을 덧붙여 또 비판받기도 했습니다 (중앙일보, 2018.02.27). 한 신부가 소속됐던 광교 성당에서는 사건 직후 주일미사가 취소되고 신자들에게 “조용히 넘어가자”는 식의 공지가 전달돼, 평신도들이 크게 반발했습니다 (중앙일보, 2018.02.27). 2차 가해 논란이 일자, 김유정 신부의 발언에 대해서도 신자들과 언론이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말라”고 규탄했습니다.
ᄋ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2018년 2월 28일 “성폭력 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KBS 뉴스, 2018.02.28). 그는 “사제들의 성범죄는 교회법과 사회법에 따라 엄중 처벌하고, 사제 관리제도를 개혁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KBS 뉴스, 2018.02.28). 이례적으로 신속한 공식 사죄였으며, 천주교 전체 차원의 재발 방지 대책 천명이었습니다.
ᄋ 앞서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도 2월 25일 특별 사목서한을 발표해 “깊은 상처를 입은 피해자 자매와 가족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여성 인권 존중 교육 의무화 및 사제단 쇄신을 약속했습니다 (가톨릭신문, 2018.02.25자). 이 서한은 교구 내 모든 본당 미사 시간에 직접 낭독되어 신자들에게도 공유되었습니다.
ᄋ 문제가 된 김유정 신부는 2월 27일 피해자 측에 사과하고 논란의 페이스북 글을 삭제했습니다 (조선일보, 2018.02.28 보도). 이후 대학 총장직에서의 거취에 대해서는 보도되지 않았으나, 해당 발언으로 엄중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천주교 대전교구는 김 신부에게 구두 경고하고 재발 방지를 당부했다고 전해집니다.
가해 신부에 대한 형사 처벌이나 파면 소식이 명확히 전해지지 않아 “교회 내부 처벌은 여전히 관대하다”는 비판만 남았습니다. (실제로 한만삼 신부는 한동안 직무가 정지됐으나, 사건이 잊힌 후 일정 시간이 지나 복귀했다는 미확인 정보가 떠돌아 신뢰 회복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습니다.)
3. 천주교 대전교구 성추행 사건과 솜방망이 징계 논란 (2018년)
사례 개요: 위와 비슷한 시기, 천주교 대전교구에서도 과거 성범죄 의혹이 폭로되어 파문이 일었습니다. 2018년 2월 한 언론은, 2001년 고등학생이던 여성 신자가 학교에서 종교교육 담당이던 대전교구 소속 신부에게 성폭행 시도를 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피해 여성은 17년 만에 #미투 운동의 흐름 속에서 용기를 내어 이 사실을 밝힌 것입니다.
문제점: 이 사건이 공개되자 대전교구는 자체 조사를 통해 해당 신부의 성추행 시도가 사실임을 확인했습니다. 교구는 즉각 그 신부를 정직(停職) 처분했지만, 정직은 일정 기간 사목활동을 금지하는 조치로 파면이나 출교가 아니어서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천주교회 처벌 기준(교회법)은 사회 통념에 비해 가볍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이 정직 처분 소식이 알려지자 “학생을 성폭행하려 한 성직자에게 너무 관대한 처벌”이라는 여론이 일었습니다 (동아일보, 2018.03.08). 교회법상 최대 처벌인 성직 박탈까지 고려해야 하는 사안인데, 교구가 형식적인 처벌로 사태를 무마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사회적 반응: 천주교 신자들과 교육계, 여성단체는 해당 사건에 크게 분노했습니다. 미성년자 신도에 대한 성추행 미수였던 만큼, “학생들을 믿고 맡겨도 되나”라는 학부모들의 불안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문제의 신부가 학교 법인 이사 등을 지내며 교육현장에 영향력이 있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습니다. 언론은 “종교계 성폭력의 민낯”이라며 이 사건과 수원교구 사건을 연결해 보도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사제의 범죄도 일반 범죄처럼 처벌하라”는 청원과 “교회가 제 식구 감싸기 하지 말라”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4. 기타 여성차별 관련 논란 사례
위의 두 축 이외에도, 천주교와 관련해 여성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나 여성 범죄 옹호와 맞물린 사건들이 종종 공론화되었습니다. 몇 가지 대표적인 사례를 추가로 정리합니다.
ᄋ 최강욱 ‘암컷’ 발언 파문과 파장: 2022년 4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화상 회의 중 여성 비하 표현인 “암컷”을 사용한 것이 알려져 사회적 논란이 됐습니다. 천주교계 인사가 아니지만, 이 발언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으면서 같은 해 12월 함세웅 신부의 ‘방울’ 발언 논란까지 불붙게 만들었습니다. 최강욱 의원은 결국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았고, 여성 비하 언행의 위험성이 크게 부각되었습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등 진보 성향 천주교 인사들이 최 의원과 가까웠던 탓에, 교회 안팎에서 “성 평등 의식 제고” 목소리가 더욱 커졌습니다.
ᄋ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종교계 추모 논란: 2020년 7월 박원순 시장 사망 후, 그의 성추행 의혹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개신교 및 성공회 원로 인사들이 주도한 추모 기도회가 열리자, 기독교 청년 단체들이 “추모라는 이름으로 사건을 은폐하지 말라”며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뉴스앤조이, 2020.07.09). 천주교 측에서는 공식 추모 미사가 거행되진 않았으나,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이 빈소를 조문한 일을 두고 일각에서 “천주교 지도부가 성추행 사건에 둔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천주교회는 “망자에 대한 인도적 위로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종교계 전반의 #MeToo 민감성 부족이 비판받은 사례였습니다. 이 일 이후 기독교 및 천주교 청년층에서 피해자 연대 움직임이 활발해졌고, 교회 행사에서 피해자 모욕 발언을 삼가자는 합의가 확산되었습니다.
ᄋ 워마드의 천주교 비하 사태: 2018년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한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서 천주교 성체 훼손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 워마드 회원이 성당에서 받아온 성체(가톨릭의 성스러운 성찬례 빵)를 훼손한 사진을 올려 파문이 인 것입니다. 이 사건은 여성 커뮤니티의 과격 행위로 보도됐으나, 배경에는 “일부 천주교 성직자들의 여성 비하적 태도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한국기독공보, 2018.07 등). 물론 어떤 이유든 성체 모독은 천주교 신자들에게 엄청난 충격이었고, 워마드 측의 행위는 범법으로까지 조사되었습니다. 이것은 여성운동 일부의 과격화와 종교계 여성 차별 문제가 충돌한 사례로 볼 수 있으며, 이후 천주교 주교회의가 “어떤 이유로도 혐오와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성명을 내고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한편, 이 사건을 계기로 천주교 내 보수층에서는 여성주의 운동에 대한 반감이 커지기도 했습니다.
ᄋ 성직자의 다른 문제 발언들: 이외에도 천주교 성직자의 정치·사회적 발언이 논란이 된 경우가 있습니다. 2013년 박창신 신부의 북한 연평도 포격 옹호 발언처럼 여성 이슈와 직접 관계없는 사건도 있지만, 논란이 커지면 여성 사제나 여성 신도의 역할 문제로까지 불똥이 튀곤 했습니다. 예컨대 일부 보수 진영에서는 “진보 사제들은 여성 신자들을 하대하면서 정치 발언만 한다”는 비난을 하기도 했고, 진보 측에서는 “보수 성향 성직자들이 성평등엔 무관심하다”는 비판으로 맞서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천주교회의 이념 갈등 속에 여성 문제가 자주 소환되며, 교회 내 ‘유리천장’(여성 지도자 배제 문제)과 남성 중심 문화에 대한 성찰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시민언론 민들레, 2024.06.05 칼럼 등).
5. 변화와 과제
요약한 사건들은 천주교회가 여성 관련 문제에서 겪은 대표적 논란들입니다. 2018년 미투 사태 당시 한국 천주교는 비교적 신속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내놓으며 대응했지만, 몇몇 성직자의 인식 부족과 교회 구조적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2023년 함세웅 신부 발언에 이르기까지, 종교인이 성 평등 감수성을 간과해 물의를 빚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성직자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교회 내부의 남성 중심 의사결정 구조도 변함없이 견고합니다. 실제로 한국 천주교는 사제나 주교 등 성직자는 모두 남성이고, 여성은 수녀 등을 통해 보조적 역할만 허용되는 상황입니다. 국제적으로도 교황청에서 여성 서리(敍理, 부처 차관급) 임명이 화제가 될 정도로, 가톨릭의 성별 장벽은 높습니다. 이와 맞물려 성범죄 발생 시 조직적 은폐 경향을 없애려면 의사결정 테이블에 다양한 성별과 배경의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사회는 더 이상 성역을 두지 않고 성차별과 성범죄를 고발하는 추세입니다. 천주교도 예외일 수 없으며, 오히려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 만큼 더 철저한 자기 성찰과 개혁이 필요합니다. 위 사례들을 계기로 천주교회는 피해자 중심의 대응, 가해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 여성 신자의 지위 향상 등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